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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몸에 귀 기울이기
- 등록일시 :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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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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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몸에 귀 기울이기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그 신호에 맞게 나를 바꾸면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호를 무시하거나 개선하지 않으면 질병이 생기고 고치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질병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힘은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갑자기 오한과 함께 열이 38.5도 이상으로 오르고, 온몸이 떨린다는 76세 남성이 응급실에 왔습니다. 환자는 관련 검사를 받았고, 간기능 수치가 정상 수치의 50배 이상 높아졌다는 소견이 나와 3~4일간 입원해 치료받고 퇴원했습니다. 이 남성은 올해에만 이런 일로 입원과 퇴원을 2~3회 반복했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도 동반되어 혈관 내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했으나 증상이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과거 운동을 꾸준히 하지는 않았지만, 소화력이나 체력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던 환자는 최근 근력운동과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하고난 후 비슷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벼운 운동으로 운동 강도를 낮추고, 영양소가 고르게 함유된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도록 권유했습니다. 이전에도 갑작스런 객혈로 병원을 방문해 폐의 진균감염으로 진단받고 1년간 항진균제를 사용했던 환자는 심장뿐 아니라 신장 기능도 많이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체력이 있었기에 증상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아 심각한 상태까지 가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항상성 유지를 위해 노력하는 인체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치료를 받아들일 수 있는 체력이 있다면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평소 적절한 휴식과 함께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아프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초기에는 중증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고 일부는 완치도 가능합니다.
우리 몸에는 생존을 위해 신체 내부의 화학반응을 최상으로 유지하려는 항상성(homeostatis)이라는 성질이 있습니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몸에 해로운 것은 없애고, 각 장기가 제 기능을 하도록 몸속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것을 말합니다. 또 인간이 호흡하고 공기 속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산화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염증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착한 면역세포도 있어 이런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몸속 장기가 사용할 에너지원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제때 규칙적으로 먹지 않으면 먹은 것을 되도록 많이 흡수하게 호르몬 분비를 늘리기도 하고, 너무 적은 양의 음식을 먹거나 편식을 하면 몸에 꼭 필요한 영양성분 및 콜레스테롤 합성을 늘려 필요한 것을 더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몸은 변화하는 주변 환경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몸속 균형을 맞추고자 각 장기와 뇌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합니다.
자연치유의 힘을 가진 인체
1995년부터 현재까지 건강검진을 통해 큰 증상이 없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데, 10~15년 전에 비해 유방, 폐, 간 등 장기에 있던 낭종(물혹), 양성 결절 등이 치료도 하지 않았는데 사라지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또 위암이 생기기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있는 환자들도 다양한 반찬을 고르게 먹는 방식으로 음식 섭취 패턴을 바꾸고 체중을 1~2kg가량 늘리면 위가 깨끗해지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는 특별한 이상이 없을 때는 음식이나 생활습관 등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다가, 이상이 생기면서 좀 더 신경 써 건강관리를 하고 몸에 이로운 방향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한 것이 이유인 것 같습니다.
질병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힘
반면 72세 한 남성은 위암수술 후 협심증, 뇌경막하출혈, 안구 속 출혈, 폐암의 뼈전이로 인한 골절 등으로 질병이 계속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이렇게 질병에 걸렸을 때 원인을 잘 모르거나 무시하면 반복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저체중이었던 환자는 끊임없이 산행을 하고, 계속 움직이면서 체력 소진을 반복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몸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신체의 반응에 반해 지속적으로 안 좋은 자극을 주면, 결국 장기가 손상돼 돌이키기 어려운 순간을 만들게 됩니다.
중증질환으로 빅 5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특히 스스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은 환자가 만들기도 하고,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게 관리하고 고치는 것도 결국은 환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예방이 가능합니다. 의료대란으로 힘든 시기일수록 스스로 몸에 해로운 것은 피하고, 지나치지 않게 운동하며 생활하면 누구나 건강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글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발췌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지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