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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의 두얼굴: 영양식에서 위험식으로 바뀌는 순간
- 등록일시 :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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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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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의 두 얼굴: 영양식에서 위험식으로 바뀌는 순간

건강식품 가운데 가장 널리 사랑받는 음식이 견과류다. 특히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혈관을 튼튼히 하고 뇌졸중을 예방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매일 한 줌씩 챙겨 먹는다. 그러나 견과류가 항상 건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보관과 조리로 변질될 경우 오히려 혈관 손상을 일으켜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는데, 문제의 원인은 견과류 자체보다 이를 다루는 방식에 있다.
견과류의 불포화지방산은 빛·공기·열에 매우 약해 쉽게 산화되며, 이 과정에서 과산화지질이 생성된다. 과산화지질은 활성산소처럼 세포막을 공격하고 혈관 내피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며, 이는 동맥경화의 초기 단계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흔히 맡는 ‘쩐내’는 이미 산화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냄새가 조금 이상해도 먹을 만하다고 생각하거나, 눅눅해진 견과류를 전자레인지로 데워 바삭하게 만들어 먹지만, 열은 산화를 더 가속해 변질된 지방의 독성을 더욱 높인다.
이 때문에 USDA 등 식품안전 지침은 견과류 보관 시 빛·열·공기를 피하고, 불투명한 밀폐 용기에 소량씩 담아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할 것을 권고한다. 개봉 후 실온 보관은 산패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장기간 두는 것은 좋지 않다.
산패보다 더 치명적인 위험은 곰팡이다. 견과류는 저장 과정에서 아스퍼질루스에 오염될 수 있고, 이 곰팡이가 만드는 아플라톡신은 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간암을 일으키는 대표적 자연 독소로, 열에도 매우 강해 일반적인 조리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겉에 보이는 부분만 잘라내는 것도 위험하며, 곰팡이 흔적이 보이면 제품 전체를 즉시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 식품안전기관들의 공통된 지침이다.
또한 시중에는 설탕·시럽·소금이 첨가된 가공 견과류가 많아 “과자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과다 섭취되기 쉽다. WHO는 과도한 당과 나트륨 섭취가 체중 증가와 혈압 상승을 일으켜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제품은 ‘건강 간식’이라기보다 단순히 견과류 형태의 간식에 가깝다.
견과류의 장점을 온전히 누리려면 조리법에도 신경 써야 한다. 식품영양학에서는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삶아서 먹거나, 물에 충분히 불린 뒤 낮은 온도로 천천히 건조하는 방식을 권한다. 이는 지방의 변성을 줄여 혈관 부담을 덜어준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특별자치도지부 배홍 원장은 “매일 건강을 위해 챙기는 식품인 만큼 다루는 방식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뇌졸중 예방의 기본이다.” 라고 강조했다.